[Law&Biz] "인턴과정서 잘 보이면 입사"…대형로펌에 몰리는 로스쿨생

입력 2016-08-16 17:34   수정 2016-08-17 05:01

경쟁률 20 대 1까지 치솟아
과제·술자리 등 2주간 테스트

신규 채용 70~80%는 인턴 출신



[ 고윤상 기자 ]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형 법무법인(로펌)의 인턴 프로그램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일부 로펌 경쟁률이 20 대 1에 달하는 등 ‘인턴 전쟁’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인턴 과정은 로스쿨의 실무교육 과정 중 하나다. 로스쿨생들은 여름이나 겨울방학을 이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곳에 지원할 수 있다. 과거에는 법원·검찰에 많은 인턴이 몰렸지만 최근에는 로펌의 인기가 법원이나 검찰 못지않다. 특히 대부분 로펌이 자사에서 인턴을 거친 학생 위주로 뽑고 있어 인턴은 로펌 입사의 필수조건이 됐다. 대형 로펌에 신규 채용된 로스쿨 변호사 중 70~80%는 해당 로펌 인턴 출신이다.

실제 인턴 과정에서 눈에 띄어 ‘찜’을 당하는 사례가 많다. 김미아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33·변호사시험 2회)가 대표적이다. 김 변호사는 로스쿨 2학년 재학 당시 김앤장 인턴에 참여, 조세 사건 관련 과제를 완벽하게 해내 ‘러브콜’을 받았다. 담당변호사가 김 변호사의 과제를 보고 놀랄 정도였다고 한다.

로펌들은 채용 인원의 적게는 10% 많게는 30%까지 인턴 기간 중 ‘찜’을 한다. 인재를 다른 로펌에 뺏기지 않기 위해 ‘입도선매(立稻先買)’하는 것이다. 인턴을 통해 로펌에 입사한 한 변호사는 “인턴들이 ‘찜’을 받으려고 밤잠을 설쳐가며 과제 등을 준비한다”며 “사실상 2주간의 실무면접인 셈”이라고 했다.

로펌들도 1~2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과제를 내고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한다. 대부분 로펌은 공통과제와 개별과제를 준다. 공통과제는 동료와의 협업 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개별과제는 전문성을 얼마나 갖췄는지를 본다. 2주 동안 해결하기 어려운 양의 과제를 제시해 인턴들이 업무스트레스를 얼마나 견뎌내는지 테스트하는 곳도 있다.

인턴들의 ‘민낯’을 보기 위한 술자리도 로펌들이 선호하는 테스트다. 술자리 테스트를 경험해 본 한 변호사는 “술자리가 평가의 일환이라는 것을 알고 다들 긴장했다”며 “술자리를 가진 다음 날까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게 고역이었다”고 말했다.

대형 로펌의 인턴 전쟁은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변호사 2만2000명 시대에 매년 1500명 변호사가 추가로 나오기 때문이다. 한 대형로펌 채용 담당자는 “인턴 채용 시즌만 되면 청탁 전화가 수도 없이 와 거절하느라 진땀을 뺀다”며 “경쟁률이 앞으로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영태 지평 대표 변호사는 “동업자를 뽑는다는 생각으로 인턴 과정을 중요시한다”며 “인턴 과정을 채용의 필수 조건으로 하다보니 매년 인턴 지원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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